WORLD WIDE WALK


2017년 여름, 슈퍼 루키이자 올해의 발견 NCT 127이 제대로 터졌다. 

문제적 앨범 <체리밤>으로 강도 높은 스트라이크를 날린 아홉명의 완전체를 만났다. 

에디터/김아름, 권민지

Photographed by Park Yongbin



재현이 입은 셔츠는 Delada by Mue, 팬츠는 Delada by 10 Corso Como 제품. 윈윈이 입은 데님 셔츠와 이너로 매치한 셔츠는 모두 Valentino, 팬츠는 All Saints 제품. 해찬이 입은 셔츠, 팬츠는 모두 Loewe 제품. 태일이 입은 셔츠는 Loewe, 팬츠는 Garment Lable, 벨트는 Lanvin 제품. 유타가 입은 반팔 데님 셔츠는 Ordinary People, 셔츠는 Delada by 10 Corso Como, 팬츠는 Yohji Yamamoto 제품. 태용이 입은 재킷은 Delada by Mue, 티셔츠는 Alexander Wang, 팬츠는 Neil Barrett 제품. 도영이 입은 셔츠는 Juun.J, 티셔츠는 Alexander Wang, 팬츠는 Marni 제품. 쟈니가 입은 보머 재킷은 Kenzo Homme, 셔츠와 팬츠는 모두 Dior Homme 제품. 마크가 입은 셔츠는 3.1 Phillip Lim by BOONTHESHOP, 팬츠는 Thom Browne, 베레는 Override 제품.




재현


-타이틀 곡 '체리 밤'은 중독성 강한 훅과 몸치라도 한번쯤 방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따라 해보고 싶은 안무가 인상적인데, 개인적으로 어떤 파트가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해요?

신기하게도 저희 안무가 가사와 뭔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요. 그런 부분은 저도 하면서 재미있거든요. 예를 들면 'I'm the biggest hit' 부분에서는 제가 하면서도 너무 신나요.(웃음)


-평소에 연습하다 슬럼프가 오면 영화를 본다고 하던데, 본인에게 가장 위로가 됐던 영화 리스트가 있나요?

장르 불문하고 영화를 정말 많이 봐요. <노트북>도 좋아하고 최근엔 <로건>에 감명 받았고요, 맥도날드 창립자의 이야기를 그린 <파운더>도 재미있게 봤어요. <라라랜드> <싱 스트리트>같은 음악 영화도 좋아하고요.


-요즘 꽂혀 있는 뮤지션이나 즐겨 듣는 앨범은 뭐예요?

저는 장르를 다양하게 들으려고 하는 편인데 재즈를 가장 좋아해요. 주로 쳇 베이커나 빌리 홀리데이 같은 고전을 찾아 들어요. 그리고 자기만의 확실한 색깔이 있는 뮤지션을 좋아하는데, 예를 들면 혁오 밴드의 음악들이요. 앞으로 힙합이나 어쿠스틱한 노래처럼 극과 극에 있는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팀에서 '먹방 지분'이 상당히 높을 만큼 먹는 것도 좋아하고 요리를 꽤 잘한다고 들었어요. 평소에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 메뉴가 있나요?

제육볶음!(웃음) 요리를 전문으로 배워본 적은 없는데,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스스로도 맛에 대한 감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생각해요. 레시피만 있으면 웬만큼 만들 수 있어요.


-본인의 얼굴 가운데 가장 맘에 드는 곳이 있다면?

눈썹이요! 아빠의 엄청 진한 눈썹과 엄마의 자연스러운 모양이 합쳐진 것 같아요.


-아기처럼 피부가 매끈한데 본인만의 특별한 관리 비법이 있나요? 

클렌징을 꼼꼼히 해요.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중요하잖아요.(웃음) 특히 눈가를 지울 때는 더 신경 써서 깨끗이!



도영이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와 레이어링한 피케셔츠는 모두 Givenchy by Riccardo Tisci, 팬츠는 Cmmn Swdn, 벨트는 Lanvin 제품. 마크가 입은 재킷과 셔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제품. 태용이 입은 아우터는 Rick Owens, 셔츠는 Thomas More 제품. 태일이 입은 아우터는 Maison Margiela, 티셔츠는 Sandro Homme 제품.




태일


-라디오 <엔시티의 나잇나잇>의 ‘드립 콘서트’에서 카메라 앞과 숙소 생활의 갭이 가장 큰 멤버로 태일 씨를 꼽더라고요. 멤버들이 말하길 숙소에 캠을 달아놓고 일상생활을 담고 싶을 정도로 웃겨서 ‘엔젤웃’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던데. 

저는 웃길 마음이 없는데, 왜 그렇게 말했을까요? 저보고 귀엽다고 멤버 애들이 맏내(맏형+막내)라는 별명도 붙여줬는데 잘 모르겠어요. 저는 좀 세보이고 싶은데. 아닌가요? (웃음)눈물이 좀 많은 편이라고 들었어요.


-가장 최근에 울어본 기억은? 

데뷔하고 일 년 정도는 한 번도 울지 않았는데 얼마 전 뉴욕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좀 울었어요. <나는 사랑과 시간과 죽음을 만났다>라는 영화를 보다가 정말 ‘엉엉’ 울었어요. 마지막 장면에선 정말….


-이번 활동 기간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언제였나요? 

첫 방송이었던 엠카운트다운 무대! 그때 입었던 핑크색 옷도 너무 맘에 들었고요, 그날 이상하게 멤버들이 더 예뻐 보였어요. 요즘 온통 머릿속엔 ‘체리 밤’ ‘체리 밤’ 생각뿐이에요. 사실 제가 그동안 체리 맛을 잘 몰랐는데 이번 활동을 하면서 ‘아! 체리가 이런 맛이구나.’ 깨달았어요. 회사 직원 분들이 계속 체리를 갖다 주셨거든요.(웃음)


-혹시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나요? 

<런닝맨>요! 뛰어다니고 게임 하는 건 좀 자신 있어요. (혹시 100미터는 몇 초에 뛰나요?) 50미터로 말하면 안 될까요? (웃음) 7초!


-오늘 잠깐 만나봤지만, 아주 긍정적인 사람처럼 보여요. 계속 웃고 있어요. 

(웃음) 네,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삶이 행복해요. 행복하려고 스스로 노력도 하고요. 요즘엔 일기를 자주 쓰다 보니까 저 자신에 대한 확신이 더 생기는 느낌이랄까요?


-어제 쓴 일기를 한 문장만 공개해줄 수 있어요?

 ‘돈가스를 먹었다.’ (하하하.) 사실 연습할 때는 이런저런 생각이 정말 많죠. 목소리 톤에 대해 고민도 많고요. 그래서 일기를 쓸 때만큼은 그날 먹은 음식, 화장실은 몇 번을 갔는지 같은 아주 사소하고 의미 없는 것에 대해 써요. 단 두 줄이라도요.


-스스로 목소리 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사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색깔에 비유하자면 푸른색인 것 같아요. 사람들 귀에 편하게 들렸으면 좋겠어요. 콜드플레이가 내한 공연을 왔었는데, 그때부터 꽂혀서 요즘에 그 음악을 자주 들어요. 너무 좋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반복해서 듣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평소엔 어떤 색깔을 좋아해요? 

옛날에는 검정색이라고 말했는데 요즘엔 빨간색이오! 저 오늘도 빨간색 신발 신고 왔어요. 그런데 취향은 언제 또 바뀔지 몰라요.(웃음)





마크가 입은 재킷과 티셔츠는 모두 Acne Studios 제품.



마크


-오늘 학교에서 시험 보고 왔죠? 잘 봤어요? 

한국지리랑 확률과 통계 과목이었는데 열심히 본 거 같아요. 영어는 자신 있는데 다른 과목은 어려워요. 특히 수학이랑 역사는 정말….(웃음)


-대중에게 마크를 각인시킨 계기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고등래퍼>였어요. 지역 예선에서는 스윙스에게 라임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결국 최종 경연까지 올라갔어요. <고등래퍼> 출연 후에 래퍼로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리듬에 맞는 단어 수라거나 트랙 위에 어떤 바운스를 써야 플로우가 살아날지, 메시지를 뚜렷하게 전달하는 법 등을 더 꼼꼼하게 고민하게 됐어요. 사실 기술적인 성장보단 출연 자체가 큰 자극이 돼서 좋았어요. 랩밖에 모르는 또래 친구들을 보면서 음악을 더 사랑하고 싶다, 더 깊은 음악을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믹스테이프를 만든다면 어떤 주제를 말하고 싶어요? 

사회에 대해 쓰고 싶어요. 랩을 안 할 때는 긍정적인 편인데 랩 가사를 쓸 때는 날카롭게 변해요. 약간 비판적으로, 더 좋아졌으면 하는 점에 대해 쓸 거예요. 어차피 주관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적히는 대로. 믹스테이프니까 그게 맞는 것 같아요.


-래퍼지만 보컬에도 관심이 있고 기타 연습도 열심히 하죠. 좋은 래퍼보다는 좋은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NCT 127의 래퍼 마크입니다.” 이렇게 수식어를 달고 싶지 않아요. 랩은 무대 위에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저스틴 비버처럼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음악을 하고 싶어요. 사생활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비버의 음악을 들으면 성숙해지는 과정을 다 느낄 수 있잖아요. 그게 신기했어요. 음악은 솔직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마크 덕후’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SM과 미스틱 음악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 <눈덩이 프로젝트>에서 만난 박재정처럼요. 직접 위키피디아 마크 페이지를 편집했을 정도라며 첫 만남에서 꽃을 선물하더군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처음엔 어색했는데 점점 박재정 형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저뿐만 아니라 NCT를 진짜로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이렇게 제대로 컬래버레이션을 한 것도, 완전 시작부터 곡을 함께 만든 것도 처음이에요. 헨리 형, 윤종신 선배님과 다 같이 송 캠프(Song Camp)에 참여한 느낌이라 재미있었어요. 좀 어렵기도 했지만.


-요즘 “마크는 사춘기”라며 팀내 형들의 장난이 잦아요. 왜 뒤늦게 사춘기가 왔다고 하는 건가요? 

워낙 형들을 어렸을 때 만났고 저 스스로도 달라진 것 같긴 한데…. (옆에서 지켜보던 태용. “우리 모두 마크의 어렸을 때 모습이 머릿속에 딱 박혀 있는데 점점 색다른 면들을 많이 발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예전엔 “마크야, 뽀뽀 좀 해줘!” 하면 “형아” 이러면서 바로 뽀뽀했는데 요즘엔 가끔씩 기분 좋을 때만 해줘요.(웃음)”)


-마지막으로 형들에게 뽀뽀한 건 언제예요? 

엊그제요. 태용이형 생일이라서….(웃음)





셔츠, 스트라이프 집업 재킷, 팬츠는 모두 Wooyoungmi, 반지는 Trencadism 제품.



태용


-얼마 전 스물세 번째 생일 이벤트를 ‘역대급’으로 받았다고 들었어요. 

팬클럽인 ‘엔시티즌’의 호방한 선물이 화제였죠. 공연 때문에 얼마 전에 뉴욕을 다녀왔어요.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스크린에 띄운 생일 축하 메시지를 실물로 보고 왔어요. 와, 진짜 너무 감동적인 순간이었어요.


-오늘 촬영장에서 보니까, 모서리를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태용 씨가 어디 있나 찾아보면 계속 구석에서 음악을 듣고 있더라고요. 

그래야 마음이 편해요. 내성적인 모습에서 좀 더 진심에 가까운 것들이 나오는 것 같고요, 반대로 뭔가 보여줘야지 하고 행동하면 ‘투 머치’한 모습이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무슨 노래를 듣고 있었어요?) 어디 보자. (시드(Syd)의 ‘Shake Em Off’라는 곡을 플레이시키며) 저는 앨범 커버를 보고 맘에 드는 그림이 보이면 클릭 버튼을 눌러요. 그럼 보통 제 귀와 잘 맞더라고요.


-<일간스포츠>에서 주최한 ‘아이돌 100명이 뽑은 최고 미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이 결과를 알고 있었나요? 

그럼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득표 수를 보니까 저희 멤버들이 모두 저를 뽑아줬다면 1등이 될 법한 득표 수더라고요.(웃음) 워낙에 훌륭한 아티스트가 많기 때문에 이건 그냥 웃고 넘어갈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나요?

(웃음) 제가 원래 거울을 잘 못 봐요. 어렸을 때부터 거울을 안 봐서 제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몰랐던 거죠. 그래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을 때도 춤 연습을 하려면 거울을 의식적으로 계속 봐야 하는데 너무 어색해서 정면을 못 보고 옆만 보고 춤을 췄을 정도였어요. 요즘은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자주 보는 편은 아니에요. 하루 중 거울을 가장 많이 볼 때는 양치할 때 정도? (웃음)


-평소에 굉장히 깔끔하고 청소를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요즘처럼 스캐줄이 바빠도 본인이 방청소와 빨래를 직접 하나요? 

네, 그 두 가지는 진짜 매일 해요. 몸이 아픈 날에도 손빨래는 꼭 하고 자요. 저희 어머니가 깔끔하신 분이라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어렸을 땐 누나 방도 제가 치워주곤 했어요. 언제부턴가 집안일은 하루 일과의 마지막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걸 하고 나야 마음 편히 잠들 수 있어요.


-앞으로 10년 후의 모습도 그려보는 편인가요? 

지금 일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건 뭐지? 동물을 좋아해서 도마뱀을 키워보고 싶다거나 빵 만드는 걸 배워볼까?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있어요. 이 직업을 갖게 되면서 느끼는 점은 정말로 뜻밖의 일이 많이 일어난다는 거예요. 음… ‘사람 일이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10년 뒤면 아마도 서른 중반 즈음일 것 같은데,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춤이나 랩이나 노래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저는 무언가 만드는 게 너무 좋거든요.






쟈니가 입은 블랙 셔츠는 Juun.J, 스트라이프 셔츠, 팬츠는 모두 Wooyoungmi, 귀고리는 Frica 제품. 유타가 입은 점퍼는 Editions M.R, 셔츠는 Wooyoungmi, 귀고리는 Frica 제품.




쟈니


-매일 밤 11시부터 자정까지 SBS 파워FM <엔시티의 나잇나잇> DJ로 활약하고 있죠? 

그래서 한국말이 조금 늘었어요. 라디오는 요즘 저의 낙이기도 해요. 사연이 엄청 많이 도착해요. 그중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지만 힘든 일에 대해 말하는 분도 있어요. 사실 삶의 경험이 많지는 않아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공감인 것 같아요.


-멤버들에게 쟈니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봤더니, ‘여유로운 사람, 기대고 싶은 사람, 으으 힘을 북돋는 존재’라는 훈훈한 답변이 돌아오던데요? 

사실 ‘체리 밤’ 안무가 엄청 힘들었어요. 아홉 명이면 세 명만 힘든 티를 내도 감기처럼 옆 사람에게 금방 옮아요. 서로 힘들지만 티 내지 않고 다 같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팀워크가 좋아지는 걸 경험했어요. 고된 시간을 저희끼리 별거 아닌 것에도 낄낄거리고 웃으면서 이겨냈어요. 너무 힘들어서 죽을 것 같은 것과 그걸 웃음으로 받아치는 건 완전히 다른 방향이거든요. “너무 힘들어서 어이가 없네, 이젠 웃음밖에 안 나오네.” 이러면서 연습했어요.(웃음)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디에요? 

안국동은 유타가 좋아하는 동네이기도 한데, 처음으로 저를 데려가줬어요. 전통적인 느낌과 새로운 도시 느낌이 묘하게 섞여 있어서 미국에서 친구들이 놀러 오면 자주 가요. 분위기 좋고 예쁜 카페들이 많아서 좋아해요. 커피도 좋아하고요. 하루에 두 잔 이상은 꼭 마셔요. (쟈니에게 커피란?) 숨 쉬는 시간! 하루를 바쁘게 살다가 커피를 마시면 심호흡하는 느낌이 들어요. 아침에 눈뜨면 에스프레소부터 내려요.(웃음)


-어떤 계열의 향을 좋아해요? 

여름에 창문을 열어두면 나는 냄새가 너무 좋아요. 특히 요즘처럼 비가 많이 올 땐, 다음 날 아침이나 밤에 좋은 향이 많이 나는 것 같아요. 향초나 향수에도 관심이 많은데 프레시한 향을 좋아해요.


-<립스틱 프린스 2>에서도 ‘시카고의 프린스’라 불리며 수줍은 듯 과감한 메이크업 실력을 보여줬죠? 

사실 매일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받다 보니 뷰티의 영역은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지금 무엇을 받고 있는지 이해하고 싶어서,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제 눈엔 조화로움을 이루는 것이 가장 아름다워 보여요.


-디제잉에도 관심이 많다 들었어요. 여름밤 루프톱과 잘 어울리는 선곡 리스트는? 

요즘처럼 더울 땐 카이고(Kygo)가 딱인 것 같아요. 여름밤의 BGM으로 제격이죠. 그리고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





해찬이 입은 니트는 Fendi, 셔츠는 Vetments×Brioni, 팬츠는 Neil Barrett 제품. 윈윈이 입은 니트와 팬츠는 모두 Lanvin, 스트라이프 셔츠는 Maison Margiela 제품.





윈윈


-중국 중앙희극원에서 6년간 중국 무용을 배운 탄탄한 이력이 인상적이에요. NCT 127이 무대에서 선보이는 춤은 칼 군무 그 이상의 ‘무엇’이란 생각이 드는데, 두 가지의 접근 방식이 어떻게 다른가요? 

어렸을 때 중국 무용을 배웠기 때문에 지금 하는 안무도 더 빠르게 익힐 수 있었어요. 둘 다 결국 춤이지만 느낌은 완전히 다르죠. 중국 무용은 약간 부드러워요. 관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도 같아요. 근데 지금 추는 케이팝 춤은 힘을 많이 써야 해요. (절도 있는 동작을 갑자기 직접 시연해 보이며) 이렇게 힘이 ‘팍’ 하고 들어가서 너무 멋있어요.(웃음)


-이번 ‘체리 밤’ 안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포인트는 어디였나요? 

마지막에 다리 찢는 거 너무 마음에 들어요. 연습을 시작하기 전에 몸을 반드시 풀어줘야 하는데 제가 다른 멤버들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그렇게 안 하면 다쳐요. 무용할 때 했던 스트레칭 방법이 도움이 많이 돼요.


-인터뷰를 중국어로 진행하려고 했는데 한국말로 의사 표현이 충분히 가능하네요. 윈윈이 가장 자주 쓰는 한국말은 뭔가요? 

‘괜찮아요’ 아니면 ‘몰라요’.(웃음)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말을 거의 못 알아들어서 누가 말을 걸면 무조건 ‘몰라요, 몰라요, 다 몰라요’ 했었어요. 지금도 ‘ᄂ’와 ‘ᄋ’ 발음 너무 헷갈려요. ‘든든해요, 등등해요’ 이 말 어려워요.(웃음)


-중국 온주가 고향인데 무용을 공부하러 베이징으로 혼자 유학을 갔어요. 어린 시절부터 계속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있는데 언제 가장 그립나요? 

온주에서 12살까지 살다가 중학교 때 중국 무용을 배우러 베이징에 갔어요. 처음엔 가족이 그리워서 매일 혼자 울었어요. 지금은 그래도 보고 싶을 땐 부모님이랑 영상 통화 자주 해요. 누나는 제가 활동하는 걸 찾아서 보고 모니터링 해줘요. 어떤 게 좋았는지 잘 챙겨줘요.


-윈윈이 좋아하는 음식은 뭐예요? 

고기 제일 좋아해요. 훠거 알아요? 그거 되게 그리워요. 예전에 너무 먹고 싶었는데 도영이 형이 사줘서 같이 먹었어요.


-연기에도 관심이 있다고 들었어요. 혹시 좋아하는 배우는 누구예요? 중국 배우요? 

저 한국 배우도 많이 좋아해요. 해찬이가 <태극기 휘날리며>를 추천해줘서 같이 봤어요. 그 영화에서 장동건 선배님 너무 멋있었어요.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연기도 꼭 해보고 싶어요. 5년 후엔 아마 가수도 하고 다른 것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배우 아니면 작사가!


 


해찬


-팀에서 별명이 ‘까불이’ ‘재롱둥이’라고 불리던데 오늘은 굉장히 차분해 보여요. 

제가 낯을 좀 가려서요.(웃음) 성격 자체가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애교도 잘 부리니까 형들이 좋게 봐주고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아요.


-NCT 127에선 막내이지만 NCT 드림에는 또래들이 많으니까 분위기가 전혀 다를 것 같아요. 

127이 개성이 다른 아홉 명이 모였다면 드림은 그야말로 천방지축 친구들이 모였다고 보시면 돼요.(웃음) ‘개그감’으로 비교해보면 127 형들이 훨씬 재미있긴 해요.


-활동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웃었던 날은 언제였나요? 

‘체리 밤’ 안무 중에서 다리를 양옆으로 점점 찢는 동작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바지가 터지는 일이 종종 벌어졌는데…. 뮤직비디오 촬영 중에 마크 형이 갑자기 춤추다 말고 동작을 멈추는 거예요. 바지가 찢어져서 중간에 거기를 꿰매고 다시 촬영을 이어나갔어요.(웃음)


-이번 ‘체리 밤’ 칼 군무는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정도로 엄청난 연습량을 통해 완성된 거라고 들었어요. 

사실 시간이 오래 걸렸던 이유는 안무가 굉장히 여러 번 바뀌어서 그랬어요. 물론 안무의 전체적인 난이도도 상당했고요. 다들 목표치가 높은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계속 발견되니까 연습시간이 늘어났죠.


-데뷔 이래 처음으로 타이틀 곡 ‘체리 밤’이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울진 않았나요? 

그날 1위 발표 화면에 저희 얼굴이 뜨는 걸 확인하고 다들 ‘으악’ 라고 소리 지를 정도로 충격적이었어요. 사실 기대가 크면 실망할까 봐 1위 못할 거라고 일부러 마음을 비웠거든요. 그날 받은 트로피는 회사에 고이 모셔뒀어요.(웃음)


-그동안 인터뷰를 보면 한결같이 롤모델로 마이클 잭슨을 언급했던데, 가장 좋아하는 그의 음반은 뭐예요?

<Thriller>! 반복해서 들어보면 얼마나 오랜 시간 공들여서 만든 앨범인지 알 수 있었어요. 마이클 잭슨의 자서전 도 읽어봤는데 그가 얼마나 멋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어요.


-지금 같은 모습을 꿈꾸게 된 계기가 음악을 한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고 하던데, 어린 시절에 어떤 음악을 들려주셨어요? 

어머니께서 특히 좋은 음악을 많이 추천해주셨어요. 그때 들었던 유재하 선배님의 노래는 아직도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어요.


-오디션 때부터 ‘SM 루키즈’ 시절까지 멤버 마크와는 각별한 사이일 것 같아요. 두 사람의 관계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톰과 제리죠! (웃음) 싸우기도 하지만 금방 화해하고 의지하고,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요.





쟈니가 입은 셔츠는 Dior Homme, 팬츠는 Neil Barrett, 스니커즈는 Balenciaga 제품. 재현이 입은 블랙 셔츠는 Vetments, 화이트 셔츠는 Dior Homme, 티셔츠는 10 Corso Como, 팬츠는 Lemaire, 슈즈는 Unipair 제품. 유타가 입은 로트와일러 모티프 셔츠는 Givenchy by Riccardo Tisci, 팬츠는 Bottega Veneta, 슈즈는 Thom Browne 제품. 해찬이 입은 재킷은 Givenchy by Riccardo Tisci, 터틀넥은 Jil Sander, 팬츠는 Lanvin, 벨트는 Burberry, 슈즈는 Comme des Garcons 제품. 윈윈이 입은 재킷은 Dior Homme, 티셔츠는 Balenciaga, 팬츠는 Dolce & Gabbana, 슈즈는 Carven 제품.


 



유타


-NCT 127에서 가장 한국말이 자연스러운 외국인 멤버예요. <비정상회담>에 출연했었죠? 

<비정상회담> 때보다는 실력이 떨어졌어요. 그땐 어려운 단어를 외워야 했는데 지금은 안 그래도 되니까. (어떤 단어를 가장 좋아해요?) ‘아이고.’ 여자분들이 ‘아이고’ 하는 게 좋아요. 너무 예쁘고 귀여워요.


-한국 생활 한 지 5년째인데 처음 서울에 왔을 때 가장 놀랐던 게 뭐예요? 

다 카드로 결제하는 거? 오사카에서는 택시는 물론이고 상점에서도 현금만 가능한 경우가 많거든요. 세상엔 신용카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체크카드, 상품권 카드 등등 종류도 다양하더라고요.


-보통 타지 생활을 오래하면 부모님이 그리울 법한데 한번도 그런 마음을 내비친 적이 없어요. 오히려 그렇게까지 부모님이 보고 싶지는 않다거나 아버지 전화번호를 못 외운다는 얘기를 했죠. 

아직도 못 외워요! 최근에 아버지가 카카오톡을 시작하셨어요. 왜, 처음 카카오톡 시작하면 엄청 자주 보내고 이모티콘도 상황에 안 맞는 걸 쓰잖아요. 그걸 해석하는 게 힘들어서 그냥 답을 잘 안 하고 있어요.(웃음)


-현재는 보컬, 랩, 댄스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어요. 가장 주력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어요. 평소에도 힙합, R&B보다는 발라드를 주로 들어요. 포맨 선배님, 김연우 선배님, 김범수 선배님처럼 외국 노래보다는 한국 감성이 더 와닿는 것 같아요.


-스스로 ‘상남자’라고 강조하던데, 어떤 점 때문인가요? 

사실 아닌데 상남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거예요. 멤버들이 그쪽으로 밀라고 해서.(웃음) 굳이 꼽자면 사소한 걸 신경 쓰지 않아요. 양치하고 나면 입가에 치약 묻은 채로 돌아다니는 타입이에요. 누가 말해주면 그냥 쓱 닦고.


-동시에 인터넷 소설에 나올 법한 대사를 주로 하는 멤버로 꼽히기도 했어요. 

제가 좀 감성적이에요. 영화 보고 자주 울어요. 애니메이션 <나루토> 보고 울고, 얼마 전에도 비행기에서 영화 <행복을 찾아서>를 보다가 울었어요. 계산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움직인다고 연습생 때부터 지적을 받았어요. 그래도 전 이런 성격이 좋아요. 팬들에게도 있는 그대로 최대한 애정 표현을 하려고 해요.


-로맨틱한 대사 한마디를 해준다면? 

음…. 너는 내 꺼다! (웃음)








Credit


에디터 김 아름, 권 민지 and 윤 혜영 

사진 Park Yongbin 

헤어 오 종오, 장 해인 

메이크업 백 진경, 장 해인 

스타일리스트 박 지석 

어시스턴트 김 민형, 유 진아 

출처 2017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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