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음악,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담대한 포부를 안고 데뷔해 누구보다 탄탄히 자신들만의 세계를 쌓고 있는 아이돌 그룹 NCT 127. 다양한 개성을 지닌 NCT 127 멤버들에게 자기 자신을 소개할 시간이 주어졌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NCT 127 멤버들이 들려준 '나의 이야기'


CREATIVE DIRECTOR SHIM JEONG HEE

PHOTOGRAPHER JUNG JU EUN




"마크"

전 웃음이 많아요. 눈치 없이 웃는다고 어릴 때는 혼도 많이 났는데, 그래도 우울한 것보다는 즐겁고 긍정적인 게 좋지 않나요? <고등래퍼>도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1등을 하겠다, 경쟁해서 이기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죠. 근데 막상 나가보니 생각보다 자극이 많이 되더라고요. 전국 각지에서 온 제 또래의 실력을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고,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 많기도 하고…. 무엇보다, 저는 이미 데뷔를 했고, 큰 회사에 소속되어 있어 저를 이끌고 도와주는 분이 많잖아요? 근데 거기 나온 친구들은 자기 혼자 대회에 참여하고, 혼자 연습하는 건데…. 그런 용기와 의지가 진짜 존경스럽더라고요. 일단 시작했으니 즐기는 것도 좋지만 열심히 해야죠, 할 수 있는 데까지. 팀에서는 제가 랩을 많이 하지만 이제 래퍼, 싱어를 구분하는 게 좀 웃긴 거 같아요. 앞으로 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좋은 곡을 만들고 표현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Man in the Mirror'처럼 밝고 희망적이면서도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곡을 만들고 싶어요. 그런 음악으로 세상에 조금 더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 그게 제 꿈입니다. 




"도영"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초등학생 때였는데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사러 갔다가 차에 치였거든요? 차바퀴가 제 다리를 발고 지나가는 순간에도 아이스크림을 손에 꼭 쥐고 절대 놓지 않았어요. 응급실에 도착해서도 놓지 않았는데…. 다 녹아서 결국 먹지는 못했지만 그 정도로 저는 한 가지 좋아하는 게 생기면 그것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지금 꽂혀 있는 건 우리 팀만의 음악입니다. 제가 혼자 살 수 있는 음악과 저희 팀 9명이 다 같이 모였을 때 만들어낼 수 있는 목소리, 음악이 분명 다르거든요. 요즘은 '우리 팀만의 음악이란 어떤 것인가'만 생각해요. 남들이 하던 거, 흔한 건 하기 싫거든요. 음악은 제게는 '존재의 증명' 같은 거예요.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게 정말 좋았는데, 가족들이 '잘한다'는 칭찬을 잘 안 해줬거든요. 제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노래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고등학생 때 도에서 주최한 노래 대회에 나가 1등을 하고 나니까 그제야 가족들이 인정해주더라고요. 그때부터 음악은 늘 제게 "이거구나"하는 느낌을 준 것 같아요. 롤모델은 딱히 없지만 한 소절만 들어도 누군지 알아챌 수 있는 보컬이 되고 싶어요. 애덤 리바인이나 린 선배님처럼요. 아 참, 그런데 린의 노래 'Love U, I Love U'를 아세요? 꼭 한번 들어보세요. 피아노 반주 하나로 노래하는 곡인데 섬세한 보컬이 정말 멋져요.





"재현"

어릴 때, 집에서는 까불까불 잘 웃고, 잘 떠드는 성격이었는데 이상하게 학교에 가면 말이 잘 안 나왔어요. 수줍기도 하고, 왠지 조용히 있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특별 활동을 추천하시더라고요. 그때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서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죠. 그때 느낀 희열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남들 앞에 서고 주목받는 건 부담스럽기보다는 마냥 좋고 재밌어요. 다만 제가 기대하는 만큼 실력이 늘지 않을 때는 힘들죠. 연습을 한다고 하는데도 실력은 제자리일 때, 그럴 때는 다른 걸 합니다. 춤이 안 되면 노래를 하고, 노래가 슬럼프에 빠지면 영화를 보는 식으로요…. 그러면 어느 순간 괜찮아질 때가 오거든요. 그런 과정을 몇 번 거치면서 깨달았는데 춤, 노래, 영화 등 제가 관심 있는 것이 결국은 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그게 결국은 나 자신이고요. 결국 뻔한 이야기이지만 훌륭한 아티스트가 되려면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게 진리인 것 같아요. 더 많이 알려지는 것도 좋고, 더 사랑받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 스스로에게 당당한 사람요.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끝없이 찾아내고 열심히, 즐기면서 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잃지 않는 사람, 그게 제가 생각하는 멋진 사람입니다. 





"유타"

제가 저를 소개할 때 하는 말이 있어요. "산남자, 상남자 유타입니다"예요. 제가 산을 정말 좋아하는데 일본에서는 '산'과 '상'의 발음이 똑같거든요. 그래서 산남자, 상남자 유타라고 하죠. 아, 산은 정말 좋아요. 데뷔하기 전에는 시간 동방신기를 알게 된 순간, 모든 게 바뀌었죠. 진짜 멋있었어요. 저한테는 신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막상 데뷔해보니 생각보다 힘든 점도 많아요. 무엇보다 자유 시간이 없고, 좋아하는 산에 갈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다는 거…. 스트레스가 심하던 어느 날 "언제까지 이렇게 힘들어요?" 엑소 형들에게 물어보니까 "3년은 모든 걸 포기하고 일단 열심히 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적지 않게 힘이 됐어요. '아, 형들도 이런 시간을 견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래도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는, 운동선수들의 다큐멘터리를 봅니다. 축구 선수 혼다나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이치로 같은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위해 몇 년간 똑같은 생활을 반복해요. 그런 걸 보면서 '프로의 정신'을 생각하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결국 모든 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잖아요. 연습하기 싫은 마음, 가끔 대충 하고 싶은 마음, 그런 자신을 이기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끔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저 자신을 계속 부채질하면서 한걸음씩 위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마치 산을 오르는 것처럼요.





"윈윈"

중국에서 온 윈윈입니다. 저는 낯가림이 심해요. 수줍음도 많은 편이고요. 그렇지만 친해지면 완전히 딴사람이 되죠. 장난도 많이 치고…. NCT의 다른 멤버들은 저를 '허당'이라고 놀리기도 해요. 아, 그리고! 저는 똑똑한 사람이에요. 저에게뿐 아니라 친구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다 해결할 수 있어요. 안 믿긴다고요? 정말이에요. 제 친구들은 문제가 생기면 늘 저를 찾아오는걸요? 학교 때문에 중학생 때부터 고향 온주의 가족 곁을 떠나 베이징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제 또래 다른 친구들보다 순발력이나 상황 대처 능력이 더 발달한 것 같아요. 한국 생활에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이죠. 한국에 온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멋있는 사람을 많이 만났어요. 엑소 레이 형이 대표적이죠.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지만, 그것 외에 레이 형만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거든요. 저도 언젠가는 그런 저만의 매력을 지니고 싶어요. 제 이야기, 또 뭐가 있을까요? 언젠가 연기를 하고 싶고, 일상의 단면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영화속 주인공 역을 맡는다면 잘할 자신이 있고, 음악은 알앤비를 좋아하고…. 좋아하는 노래요? 그건 다음에 알려드릴게요.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알려주면 매력 없잖아요?





"태용"

NCT127의 리더, 태용입니다. NCT127은 저에게 많은 것을 줬어요.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갖게 해줬고, 회사에 들어와서 좋은 어른들을 많이 만나게 해줬고, 무엇보다 친구를 많이 만들어줬죠. 우리 멤버들이 제게는 더없이 좋은 친구거든요. 제가 리더지만 사실 제가 다른 멤버들을 이끌기보다 오히려 멤버들 도움을 받을 때가 더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데는 소질이 있어 칭찬도 종종 받았는데 사람들과 빨리 가까워지는 건 쉽지 않았거든요. '지브리 영화' 좋아하세요? 제가 지브리 영화를 되게 좋아하는데 거기 나오는 주인공들이, 왜 보면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르고, 혼자 고독하게 지내지만 사실 알고 보면 다 좋은 사람들이잖아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하울 같은 캐릭터 말예요. 제가 좀 그런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 NCT가 된 후 늘 가까이에 있는 친구가 여덟이나 생긴 거예요. 감사할 일이죠. 그래도 여전히 혼자 있는 시간은 제게 무척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스케쥴이 끝나면 혼자 연습실 가서 춤을 추거나 노래 연습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해요.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저를 성장시키고 바쁜 스케쥴이나 연예 생활의 압박감을 견디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살아온 날, 어린 날의 감정을 랩이나 음악으로 계속 표현하는 게 일단은 목표고요, 다양한 경험과 많은 지식을 쌓은 뒤에는 어른다운 어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나아갈 길을 알려주고 이끌어주는, 진짜 어른다운 어른이 되고 싶어요.





"쟈니"

시카고에서 온 쟈니입니다. 시카고는 뉴욕보다 훨씬 조용하고 느긋한 곳이에요. 너무 조급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지도 않는 도시, 그래서 시카고가 좋습니다. 제가 시카고에서 왔다는 건 무척 중요해요. 환경이 사람을 만들잖아요? 언제까지고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제 바람이기도 하고요. 완전히 한국에서 생활한 건 4~5년 됐어요.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저는 좀 더 어른이 된 것 같아요. 나만 생각하지 않는 배려심, 어른을 더 존경하는 마음을 한국에서의 지난 시간이 저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의 중요성에 대해 돌아보게 해주었어요. 아이돌은 다른 사람의 시선 속에서 살아가고,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직업이거든요. 그런 환경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죠. '나는 누구인가?'를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매 순간 생각합니다. 저는 쟈니, 디제잉을 좋아하고 피아노도 좋아합니다.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고, 남들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최종 목표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내면의 멋이 겉으로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꼭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태일"

고등학생 때 사육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동물을 좋아해서 늘 곁에서 동물을 돌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좀 알아보다가 포기했어요. 경쟁률이 엄청나게 높더라고요. 어쩌다 보니 경쟁이 더 치열한 아이돌이 됐네요, 하핫. 제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 두 번 있었는데, SM오디션 통과했을 때랑 NCT로 데뷔가 확정되었을 때예요. 오디션 통과했을 때는 마냥 기뻐서 소리를 질렀고, 데뷔가 확정되었을 때는 펑펑 울었죠. 특히 데뷔가 확정됐을 때는 정말….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엉엉 울었어요. 그런 기분 아세요? 저기 어딘가에 분명 밝은 불빛이 있을 것 같은데, 밝은 세상이 있따는 건 아는데 눈앞은 마냥 캄캄하기만 한 기분요. 3년 반 정도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그런 기분이었는데 데뷔가 확정된 순간, 막막한 터널을 빠져나오는 기분이었달까. 찬란히 빛나는 금빛 세계, 엘도라도가 내 인생에 펼쳐지는 기분이었죠. 그게 1년 전 일인데 지금까지도 사실 너무 좋고 얼떨떨해요. 가끔 휴가를 받으면 집에 가는데 길거리나 상점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따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요. 아직 미숙한 게 많은데 열심히 해보려고요. '슈퍼주니어' 규현 형처럼 될 때까지…. 감미로운 목소리나 실력뿐 아니라 형의 차분한 성격도 부러워요. 저도 그런 안정감을 갖고 싶어요. 경험과 실력을 모두 쌓아야만 지닐 수 있는 게 안정감일 테니까요.





"해찬"

저는 NCT127의 막내 해찬입니다. 팀에서 '재롱둥이' 역할을 맡고 있죠, 하핫. 재롱둥이라는 건 제가 지어낸 게 아니고 형들이 하는 말이에요. 형들이 저를 정말 귀여워해주거든요. 저는 뻔한 소개 대신 제 인생의 노래를 알려드릴게요. 첫 번째 인생 곡은 허각 선배님의 'Hello'입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노래를 엄청 좋아했거든요. 부모님도 음악을 하셔서 당연히 저도 음악을 할 거라 생각했고요.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오셔서 "오디션 있다던데 한번 가봐" 하시더라고요. 가벼운 마음으로 놀러간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한 번에 덜컥 합격해버렸어요. 그 때 부른 노래가 허각 선배님의 'Hello'였어요. 그렇게 오디션을 보고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잘 몰랐지만 열다섯 살 무렵에 사춘기가 온 것 같아요. 감정 기복이 엄청나게 심했는데, 우울할 때마다 어두운 방에 혼자 들어가 'She's Out of My Life'나 'You Are Not Alone'을 들었어요. 마이클 잭슨의 그 노래들이 제 사춘기를 지켜준 거였죠. 그리고, 그 어떤 노래보다 중요한 인생곡은 NCT127의 데뷔곡인 '소방차'! 처음이라 정신없이, 얼떨결에 녹음햇지만 지금 들어도 훌륭한 곡이에요. 아마 죽을 때까지 '소방차'는 제 인생의 노래일 거예요. 돌이켜보니 데뷔할 때는 데뷔가 반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데뷔하고 보니 선배들은 물론, 저희와 같이 데뷔한 팀들의 실력도 엄청나더라고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묻히겠다'라는 생각을, 오히려 데뷔하고 나서 더 많이 하게 됐어요. 요즘은 노래나 춤이나 테크니컬한 부분을 향상시키려고 연습 중이에요. 여전히 부족한 게 많지만, 그래도 잘해낼 거예요. 자신감 하나만큼은 자신 있거든요, 제가.





표지모델 NCT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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